檢, ‘50억 클럽’ 관련 진술 확보 실무진 “부행장이 책임진다고 해” 朴, 부행장 통해 대출 청탁 의혹
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실무진으로부터 “김종원 전 부행장이 책임질 테니 1500억 원을 대출해주겠다는 여신의향서를 발급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14, 2015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친분이 두터운 김 전 부행장을 통해 우리은행에 대출을 청탁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최근 우리은행 실무진 A 씨 등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출의향서를 당시 김 전 부행장 지시로 제출하게 됐다”며 “김 전 부행장이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6일 김 전 부행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A 씨는 2014, 2015년 당시 우리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했고, 김 전 부행장은 2014년 12월 우리은행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김 전 부행장은 박 전 특검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 전 특검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여했고 이후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김 전 부행장은 한국상업은행 실업축구 선수 출신으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후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신용정보 대표 등을 지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에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컨소시엄 참여와 대출의향서 발급 등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대장동 부지에 있는 200억 원 상당의 땅과 상가 건물 등을 받기로 약속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행장을 금명간 불러 2014, 2015년 당시 박 전 특검의 구체적인 대출 청탁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후 박 전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전 특검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김 전 부행장과 친분 관계가 전혀 없고, 여신의향서 발급과 관련해 어떠한 청탁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