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19세때 낙동강 전투서 산화 신원 미확인 유해로 하와이 묻혀 美국방부, 지난달 비로소 신원 확인 고향 조지아주 국립묘지에 안장
29일(현지 시간) 미국 육군 의장대가 미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6·25전쟁에서 전사한 루서 스토리 상병의 유해가 담긴 관을 앤더슨빌 국립묘지에 안장하기 위해 운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트위터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에서 홀로 중대 철수 작전을 엄호하다 전사한 미군 상병의 유해가 전사한 지 약 7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았던 참전용사의 유해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육군 제2보병사단 9보병연대 1대대 알파중대 소속이었던 스토리 상병(당시 19세)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전사했다. 미 정부는 그의 전공을 인정해 1951년 6월 21일 그의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전달했다. 명예훈장에 따르면 스토리 상병은 전사 직전 낙동강을 넘으려는 북한군 100여 명을 전우들과 함께 진압했고 적들의 차량을 수류탄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 크게 다친 자신이 전우들에게 짐이 될 것을 우려해 철수하는 대신 전장에 남기로 선택했다고 한다. 그의 표창장에는 “스토리 상병이 마지막까지 가능한 모든 무기를 발사하며 적의 공격을 물리쳤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 후 73년이 지난 지난달 6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APP)은 하와이 국립태평양기념묘지(NMCP)에 안장된 6·25전쟁 참전 신원 미확인 유해 652구 중 한 구가 그의 신원과 일치한다며 이를 유족에게 알렸다. 1950년 10월 유해 11구가 낙동강 인근 상대포에서 발견됐는데, 이 중 ‘X-260 당곡’으로 분류된 유해가 스토리 상병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다.
미 육군 추산에 따르면 6·25전쟁으로 사망한 미군은 약 3만3000명에 달하며, 7500명 이상은 아직 시신이 수습되지 않았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