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우울증 발병 4.6→8.4% 증가 9시간이상 자도 우울증 최대 2.53배↑
수면의 질 저하로 한국인의 우울증 유병률이 10년 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5시간 미만 또는 9시간 이상의 수면은 우울증 위험을 높여 적정한 수면(7~8시간)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팀(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이 10년 간 한국 성인의 수면특성 변화와 우울증과의 관련성을 확인한 연구에서 2009년에 비해 2018년 우울증 유병률이 2배 가까이 증가했고, 5시간 미만 수면할 경우 7~8시간 수면한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최대 3.7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수면은 맥박과 호흡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을 제외한 모든 신체활동이 휴면에 들어간 상태를 의미한다. 부족한 수면은 신체·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특히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심혈관 질환, 대사 질환, 뇌졸중, 치매, 우울증, 불안증 등 여러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연구 결과 2018년의 우울증 유병률은 8.4%로 2009년(4.6%)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평균 수면시간은 19분 감소하는 등 불충분한 수면을 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의 비율이 30.4%에서 44.3%로 증가했다.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수면잠복기는 평일 8분, 주말 7분 증가하는 등 평일, 주말 모두 수면 효율성이 떨어졌다. 5점 초과 시 잠재적인 수면 부족을 의미하는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PSQI)도 3.6에서 3.8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 한국인 대상 수면 특성 변화 연구로, 수면지속시간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특히, 2009년과 2018년 모두 7~8시간 수면을 취한 사람의 우울증 유병률이 가장 낮았다. 5시간 미만 수면을 취한 사람은 적정 수면시간을 취한 사람보다 3.08~3.74배,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면 우울증 유병률이 1.32~2.53배 높아 적정 수면시간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윤창호 교수는 “부족한 수면시간과 낮은 수면의 질은 우울증 외에도 뇌졸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특히 5시간 미만 또는 9시간 이상의 수면은 우울증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적정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은 교수는 “평균 수면시간, 수면의 질 등 대부분 지표가 10년 전보다 나빠졌다”면서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좋은 수면 행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