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3.5.19/뉴스1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는 주택은 소유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었다. 또 우려와 달리 1주택 보유자가 90%를 훌쩍 넘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 외국인이 보유한 주택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위치했다.
반면 국내 토지를 보유한 외국인의 절반 이상은 미국인이었다. 다만 이들 가운데 순수 외국인은 10명 가운데 1명 남짓에 불과했다. 즉 검은 머리 외국인이 절대적으로 많음을 시사한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경기 전남 경북 등 비교적 전국에 고르게 분포했다.
국토교통부는 31일(오늘) 이런 내용의 ‘외국인 토지·주택 보유통계’(이하 ‘외국인 보유통계’)를 발표했다. 정부가 외국인 보유 토지 관련 통계는 1998년 토지시장 개방 직후인 1999년부터 공개됐지만, 주택 관련 통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 국내 주택 보유 외국인 절반 이상 중국인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주택을 보유한 외국인은 모두 8만1626명이었다. 보유주택은 8만3512채로 전체 주택(1895만 채)의 0.4% 수준이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전체 외국인의 절반을 훌쩍 넘는 58.7%(4만791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21.9%·1만7891명) 캐나다(6.0%·4859명) 대만(3.7%·2892명) 호주(1.8%·1498명)의 순이었다.
국적별 보유주택 수도 중국인이 절반이 넘는 53.8%(4만4889채)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23.9%·1만9923채) 캐나다(7.0%·5810채) 대만(3.9%·3271채) 호주(2.1%·1740채) 등이 뒤를 따랐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5만135채)와 연립·다세대(2만5824채)를 포함한 공동주택이 7만5959채로, 전체의 91.0%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다중주택, 용도복합용 주택이었다.
시군구별로 외국인 보유주택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부천시로 4202채였다. 이어 안산단원구(2549채) 평택시(2345채) 시흥시(2341채) 서울 강남구(2281채)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주택 소유 외국인의 93.5%(7만6334명)는 1주택자였고, 2주택자가 5.0%(4121명)였다. 나머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1.4%(1171명)에 불과했다.
● 토지는 두 명 중 한 명이 미국 국적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 면적은 2억6101만㎡로 집계됐다. 전체 국토면적(1004억3185만㎡)의 0.4%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전년(2억5941만㎡)에 비해 1.8%(460만㎡) 늘어났다. 여의도 면적(290만㎡)의 1.6배에 해당하는 면적이 외국인 소유로 바뀐 셈이다.
다만 주체별로 분석하면 외국 국적 교포가 55.8%(1억4732만㎡)나 됐다. 이어 합작법인 등 외국법인도 34.1%(8996만㎡)나 됐다. 반면 순수외국인은 9.9%(2618만㎡)에 불과했다. 토지의 경우 검은 머리 외국인 소유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집중됐던 주택과 달리 경기(18.4%·4862만㎡)와 전남(14.8%·3916만㎡) 경북(14.0%·3690만㎡) 강원(9.2%·2418만㎡) 충남(8.6%·2269만㎡) 등에 고루 분포돼 있었다.
용도별로는 임야나 토지 등 기타용지가 67.4%(1억7796만㎡)로 가장 많았고, 공장용지(22.4%·5904만㎡) 레저용지(4.5%·1182만㎡) 주거용지(4.2%·1102만㎡)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