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나서 0·3세반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 ‘서울형 어린이집’ 올해 600곳으로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힐스테이트 나래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2명이 만 3세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어린이집 400여 곳에서 보육교사당 영유아 수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힐스테이트 아파트에 있는 나래어린이집. 보육교사 이예지 씨(26)가 만 3세 유아 8명을 데리고 블록 쌓기를 시작했다. 만 3세반 정원은 원래 15명이고 교사 1명이 맡는데, 이 어린이집은 서울시의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사업’에 참여해 보육교사 2명이 나눠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 씨는 “예전에 일하던 어린이집에선 혼자 15명을 보느라 제대로 ‘키즈노트(알림장)’을 써줄 수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매일 써주고 있다”고 말했다.
● 교사 대 아동비율 줄여 ‘상호작용 강화’
시의 교사 대 아동비율 축소 사업은 ‘보육특별시 서울’을 선언한 오세훈 시장의 대표 보육 정책 중 하나다.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영유아 수를 줄여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보육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생후 24개월 미만 0세 반은 교사 1명당 아동 비율을 3명에서 2명으로, 만 3세 반은 15명에서 10명 이하로 줄이도록 보육교사 인건비를 지원한다. 2021년 7월 국공립어린이집 110곳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올 3월 민간‧가정어린이집을 포함한 400곳까지 사업 범위를 늘렸다.시는 해당 사업이 저출생으로 정원 부족에 시달리는 일부 어린이집의 폐원을 막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는 보육 현장의 염원 중 하나”라며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육 현장에선 교사들의 근무 환경 개선 효과도 있다고 한다. 나래어린이집의 이연희 원장은 “보육교사가 충원되어 이전보다 세심한 돌봄이 가능해졌다”며 “교사 간 업무 분담도 가능해져 교사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 모아·서울형 등으로 ‘공공성 강화’
서울시는 3~5개 국공립·민간·가정어린이집을 하나로 묶어 보육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서울형 모아어린이집’도 적극 추진 중이다. 어린이집 입장에선 물품이나 교재를 공동 구입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대기 중인 아동을 같은 공동체 내 민간 어린이집에 소개해 대기 아동을 줄일 수도 있다. 올해 총 60개 공동체(어린이집 245곳)가 모아어린이집으로 운영되는데, 시는 2025년까지 이를 100개 공동체로 확대할 계획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