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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한복판서 10대 소녀 피살…행인들 구경만

입력 | 2023-05-31 15:33:00

16세 소녀, 연인 관계 20세 남성에게 잔혹하게 피살




인도 수도 뉴델리 한복판에서 16세 소녀가 연인 관계였던 20대 남성에게 잔혹하게 피살된 살인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당시 범행을 목격한 행인들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지나쳐 논란이 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인도 WION 등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전날 16세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20세 남성 A씨를 체포했다. 피해 여성과 피의자는 연인 관계로 지난 28일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몇 시간 전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이 남성이 피해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는 1분여 동안 수십 명의 행인이 지나갔지만 제지를 시도한 남성은 단 1명뿐이었다. 이 남성도 결국 A씨를 막지 못했고 자리를 떴다. 이후 A씨는 흉기로 피해 여성을 수차례 찔렀다.

소녀는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피해 여성의 아버지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내 딸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
가 난다”며 “피의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수도 한복판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정부 당국은 한목소리로 인도의 여성 치안 문제를 지적했다.

뉴델리 행정 책임자 알빈드 케지리왈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미성년자가 수도 델리에서 살해됐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델리 여성위원장 스와티 마리왈은 “몇몇 사람은 범행 모습을 보고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며 “델리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위험한 곳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에서 폭행을 당한 여성을 행인들이 지나친 일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 12월 인도 델리에서 23살 여대생이 시내버스 안에서 집단성폭행을 당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이 피해 여성의 동행자로 같이 폭행을 당했던 한 남성은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