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위원장이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 선관위에서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 관련 특별감사 결과와 후속 대책을 발표하며 사과하고 있다. 2023.5.31. 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위원장이 31일 선관위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요구하는 선관위원장직 사퇴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 관련 긴급위원회 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누구보다 공정해야 할 선관위의 미흡한 정보 보안 관리와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과 부정 승진 문제 등으로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참담한 마음과 함께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전했다. 노 위원장은 브리핑 중 허리를 두 차례 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선관위의 신뢰가 흔들리면 민주주의가 흔들린다”며 “선관위에 대한 믿음은 공정과 중립에서 나온다. 저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네 가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철저한 자기 반성과 근원적인 제도 개선을 통하여 자녀 특혜 채용 문제 뿐만 아니라 그동안 묵시적으로 관행이라는 이유로 뿌리 깊게 존재하는 조직적 일탈이 있는지 철저하게 찾아내 발본색원 할 것”이라며 “문제가 된 경력 채용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등 의혹조차 발 붙이지 못하게 해 내부 시스템이 더욱 건강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해킹 위협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철저한 보안점검을 시행하겠다”며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가짜뉴스가 선거를 교란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시작과 끝인 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막중한 헌법적 책무를 뼈저리게 다짐한다”며 “국민이 더 이상 염려하지 않도록 엄정중립의 자세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선관위가 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여권에서 나오고 있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먼저 산재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현재로서는 아직 사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한다면 저의 모든 것에 대해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