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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직원들, 한국인 얌전한 줄 알다 작품에 놀라”

입력 | 2023-06-01 03:00:00

‘엘리멘탈’ 참여 이채연 애니메이터
픽사 첫 한국계 감독 피터 손과 작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한국인이 얌전한 것 같은데 작품을 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표출되고, 그걸 다른 나라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에 (픽사 직원들이) 놀라워 해요.”

14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 새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애니메이터 이채연 씨(34·사진)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이 씨는 디즈니·픽사의 첫 한국계 감독인 피터 손과 함께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픽사 내에서는 20명 정도 되는 한국계 직원에게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 씨는 한국인 애니메이터의 경쟁력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많이 본 (트렌디한) 한국 드라마와 유행을 빠르게 습득하는 문화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게임회사 애니메이터로 일하다 캐나다에서 유학했다. 2021년 픽사에 입사해 ‘버즈 라이트이어’(2022년)에 참여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픽사는 누구나 꿈꾸는 회사죠. 유학 갈 때 친구들이 농담으로 ‘픽사에 입사하라’고 했는데 정말 이뤄졌어요.”

‘엘리멘탈’은 불 물 흙 공기 등 4원소가 서로 섞이지 않고 배척하는 ‘엘리멘탈 시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른 원소들과 특히 잘 융화되지 못하는 불의 모습에는 이민 2세대인 손 감독의 경험이 녹아 있다.

이 씨에게도 ‘엘리멘탈’은 특별한 작품이다. 제작 중 손 감독이 구심점이 돼 이민자, 특히 한국계 직원들끼리 공감대를 쌓았다고 한다.

“손 감독은 친구처럼 편했어요. (이민 1세대인) 부모님과의 이야기를 들려줘 애니메이터들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줬죠. 한국인들끼리 자장면을 먹으며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개인적으로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을 했습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