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신세계 1분기 수익개선 다이궁 수수료 40% → 30%대로 줄어든 매출 끌어올리기는 숙제 롯데, 인천공항 대신 해외 확장 주력
주요 면세점들이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면세점 영업이 회복됐다기보다 그간 과도하게 지급했던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게 지불하던 수수료를 낮춘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타격에 따른 매출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다이궁 매출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면세업계는 해외 사업과 온라인 매출을 강화하는 등 사업 구조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3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3사는 올해 1분기 흑자를 냈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7542억 원, 영업이익 358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11억 원 늘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각각 252억 원, 2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이는 다이궁 수수료 인하 효과가 1분기 실적에 직접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이궁은 한국 면세점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에서 되팔아 수익을 남긴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입국이 금지되자 이들 보따리상이 빈자리를 메웠다. 특히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끊기며 다이궁 의존도가 높아져 국산 화장품의 경우 수수료가 40%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다만 줄어든 매출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는 숙제다. 다이궁 수수료를 줄이다 보니 다이궁의 발길도 줄었다. 여기에 동남아 관광객의 매출 규모가 예상만큼 크지 않고, 내국인들이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과거보다 면세점 이용 빈도가 줄어드는 등 전체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5% 줄었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각각 매출 6085억 원, 5112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8%, 33.8% 감소했다.
국내 면세업계는 온라인 면세점 강화, 해외 진출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면세점은 직매입 구조라 매출이 높아야 제조사에서 더 싸게 물건을 주는 등 바잉 파워를 높일 수 있다.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경쟁에서 밀린 롯데면세점은 7월부터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대신 시내 면세점과 온라인 면세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임차료 등 고정비용을 아낀 만큼 할인율과 고객 페이백을 더 공격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 코로나19 기간 호주 시드니 시내점과 베트남 다낭 시내점 등 신규점 2곳을 연 데 이어 6월 호주 멜버른 공항 면세점도 오픈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 등 새로운 시장을 넓혀 매출을 만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