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률 SCL헬스케어 회장 인터뷰 설립 40주년 맞은 전문 검사기관… 코로나19 유행하며 기술 역량 확인 12개 부서 4000여개 검사 항목 시행… 몽골-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 모색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된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국내 진단기관들은 빠르고 정확한 진단으로 ‘K방역’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고 진단키트의 수출 길도 열었다. 최근 창립 40주년을 맞은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도 코로나19 당시 활약했던 대표적인 진단·검사기관이다.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를 키워낸 이경률 SCL헬스케어 회장 겸 SCL 서울의과학연구소 총괄의료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유행 동안 우리 진단 기술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혁신적인 검사 프로세스 도입과 체계적인 분석 서비스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검사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85년 연세대 의과대를 졸업해 동 대학 진단검사의학과 교수(1992∼2002년)를 지냈고 현재 연세대 총동문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동안 진단·검사의 가치가 재평가된 것 같다.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1983년 진단검사라는 개념조차 흐릿했던 당시에 전문 검사기관으로 설립됐다. 진단검사의학과 개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다. 1992년 PCR 분석법 개발 및 24시간 검사시스템을 도입했고 1998년 국내 최초로 미국병리학회(CAP)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SCL 서울의과학연구소는 자동화 운영·진단 혈액·분자 진단·진단면역·특수분석 등 12개 검사 부서에서 4000여 개 검사 항목을 시행할 수 있는 체계적인 검사시스템을 구축했다.”
―임상 연구 분야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나.
“그렇다. SCL 서울의과학연구소와 별도로 기술혁신센터,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 인체유래물은행에서 전문의를 포함한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다. 신규 검사법 개발은 물론이고 임상시험을 통해 체외 진단 의료기기 등의 성능을 검증하고 기술 연구도 하고 있다. 1월에는 인체유래물은행이 아시아 최초로 미국시험기관인정기구(A2LA)로부터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국제적으로 인체유래물은행의 역량 및 서비스 품질, 신뢰도를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산학연 협력을 통한 제약 임상 연구를 비롯해 진단검사의학 연구, 바이오뱅크 활용 등 생명 건강 분야의 연구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돕는다는 점에서 의료와 사회공헌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깊이 파고들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려 한다. 의료 지원이나 방역물품, 생활용품 제공 등 취약계층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도울 수 있다. 최근에는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빵을 만들어 전달하는 등 임직원과 직원 자녀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사업도 한다는데.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인 아동·청소년이 배움 격차 없이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정보기술(IT) 교육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을 모집했다. 교육 커리큘럼 구성 및 운영, 교육 장비 등 교육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지원한다. 지난 5개월간 경기 용인시 흥덕지역센터 아동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흥덕 지역을 시작으로 지원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어떤 검사기관으로 키우고 싶은가.
“오랜 기간 쌓아온 연구·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003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전문검사기관인 몽골모바이오를 설립하고, 최신 진단기법 등 선진 의료기술을 전파해 왔다. SCL헬스케어와 함께 인도네시아 시장 추세와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해 진입 가능 분야를 검토하고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1월 인도네시아에도 K-LAB이 정식 오픈됐다. 인도네시아 K-LAB은 국내 SCL 랩을 모델로 대부분의 검사시스템이 구축됐다. 미국 등 선진국 진출을 목표로 다음 스텝을 착실하게 밟아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랩을 만들면서 K-LAB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에도 국내 진단검사 역량을 널리 알리고 싶은 염원이 담겨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