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 실패] 천리마-1형, 400km 비행 그쳐… 국정원 “무리한 경로변경 원인인듯” 軍, 90분만에 1·2단 연결부 수거 “점검문 표시 부품 ICBM과 같아”
북한이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은 전북 군산시 어청도 서쪽 200여 km 해상에 추락했다. 발사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km 떨어진 서해상의 한중 잠정조치수역이다.
31일 오전 전북 군산시 어청도 서쪽 해역에서 발견된 북한 발사체 ‘천리마-1형’ 잔해물. ‘천리마-1형’ 1단과 2단 로켓을 잇는 ‘연결부’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 국정원 “무리한 경로 변경으로 문제 발생”
국정원은 이날 “무리한 경로 변경을 하다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가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정보위 전체회의를 마친 후 “국정원이 과거엔 1, 2단의 비행경로가 일직선이었지만 이번 발사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로 설정하며 횡기동을 통해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 변경을 하다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 “인양 잔해, ICBM서도 포착된 부품”
군은 발사 1시간 30여 분 뒤인 오전 8시 5분경 어청도 서쪽 200km 해상에서 떠다니던 1, 2단 추진체 연결단으로 추정되는 잔해를 수거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일본 해상보안청에 발사를 통보한 직후(지난달 29일)부터 수상구조구난함인 ‘통영함’ 등 함정들을 1단 추진체 낙하 예상 해역에 출동시켜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軍이 서해서 수거한 北 위성발사체 잔해 북한이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발사체 ‘천리마-1형’이 추락한 직후 우리 군이 추락 해역에서 발견한 잔해물. 전북 군산시 어청도 서쪽 200여 km 해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천리마-1형 1단과 2단 로켓을 잇는 ‘연결부’로 추정된다. 이 원통형 부품은 북한의 화성-17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서도 포착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천리마-1형을 쏜 지 1시간 30여 분 만인 오전 8시 5분 이 잔해물을 발견했다. 이날 인양한 연결부 외부에 찍힌 ‘점검문’이라는 붉은색 글자(작은 사진)는 발사체 내부 결합 상태 등을 점검하기 위한 작은 문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군은 해당 수역에 1, 2단 추진체 등이 모두 추락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인양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추진체를 모두 수거할 경우 북한 ICBM 기술력 규명에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은 2012년 4월 발사에 실패한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 잔해 등을 수거해 국내외 전문가의 정밀 분석을 거쳐 북한이 1만 km 이상 날아갈 수 있는 ICBM의 독자 개발 기술을 갖췄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군 당국자는 “정찰위성까지 수거할 경우 북한 위성 기술의 실체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