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6월 기준금리 전망이 인상에서 동결로 빠르게 반전했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부의장 지명자를 포함한 위원들이 당장은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나중에 다시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 부의장 지명자 “금리 동결해 추가 정보 확인”
31일(현지시간) 연준 이사 겸 부의장 지명자인 필립 제퍼슨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되 추가 인상의 문은 열어두는 “매파적 일시정지”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그는 “다음 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번 사이클의 최고 금리에 도달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퍼슨 이사의 발언은 6월 FOMC가 열리는 13~14일에 앞서 공개 논평을 금지하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되기 이틀 전에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제퍼슨 부의장의 인준은 아직 상원에서 계류중이지만 통과될 확률이 높아 그는 사실상 연준 2인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제퍼슨 이사의 발언에 대해 “(제롬) 파월 의장과 사전에 합의했을 것이며 연준 지도부의 총의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연준 지도부가 6월에 금리를 인상할 의사가 없다는 권위 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6월 금리인상 확률 70%->35%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도 금리 동결에 가세했다. 하커 총재는 “이번 회의를 건너 뛰어야(금리 동결) 한다는 생각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건너 뛰기(skipping)”는 일종의 새로운 타협점을 의미하는 용어가 됐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은행이 신용을 축소함에 따라 경제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인플레이션이 아직 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금리결정을 유보하는 것이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은 4월 오히려 상승하며 연준 목표 2%를 두 배 이상을 유지했다. 이에 일부 연준 위원들은 6월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할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WSJ “연준, 6월 건너 뛰고 올여름 다시 인상 채비”
이에 제퍼슨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일부 지표에서 최근 진행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가계가 저축을 줄이고 신용이 더 희소해지며 비용이 높아졌다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경제가 부진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제퍼슨 이사는 “2023년 남은 기간 동안 지출과 경제 성장이 상당히 느리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지만 정책 금리가 5% 포인트(p) 인상된지 15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통화 정책은 길고 다양한 시차를 두고 작동하며, 1년은 수요가 완전한 효과를 느끼기에 충분한 기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연준 담당 기자인 닉 티미라오스는 “연준이 6월 금리인상을 건너 뛰고 나중에 올릴 채비를 한다”며 “경제와 은행 대출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평가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늦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미라오스는 연준 내부 사정에 정통해 일명 ‘페드 위스퍼러’(Fed Whisperer)로 불린다.
그는 “연준 위원들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다음 올여름 다시 인상할 준비를 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시사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