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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호응은 처음”…관능적인 춤·노래로 유혹하는 오리지널 팀의 ‘시카고’

입력 | 2023-06-01 10:02:00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재즈, 술, 욕망, 폭력, 범죄, 그리고 돈이면 뭐든지 가능했던 1920년대 환락의 도시 시카고가 돌아왔다.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 25주년을 기념해 결성된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팀이 8개월간의 북미 투어를 마치고, 5월27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31일 만난 배우들은 한국에서 공연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시카고 쿡 카운티 교도소 최고의 스타 ‘벨마 켈리’ 역의 로건 플로이드는 “첫 공연 때 엔딩 곡인 ‘핫 허니 래그’(Hot honey rag)에 맞춰 춤을 췄는데, 200회 공연 중 관객이 리듬에 맞춰 박수를 보내준 것은 처음이었다”며 밝게 웃었다.

‘시카고’는 남편과 바람을 피운 여동생을 살해한 벨마 켈리와 불륜남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코러스 걸 ‘록시 하트’가 유명 가수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화려한 춤과 노래, 14인조의 밴드가 들려주는 감각적인 재즈 선율이 돋보인다.

‘시카고’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25년간 1만회 이상 공연하며 가장 롱런하는 미국 뮤지컬이다. 토니상, 올리비에상 등 세계 최고 권위 시상식에서 55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플로이드는 “1975년 처음 무대화된 후 1996년 리바이벌되고 그 작품이 2023년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공연에 참여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그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무대지만, 미국 특유의 반짝이는 면을 많은 분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록시 역의 케이티 프리덴은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관객의 영혼에 와닿는 아름다운 음악이 큰 매력”이라고 했다.

실제 튜바, 트럼펫, 피아노, 퍼커션 등으로 꾸려진 14인조 밴드는 무대 중앙 계단식 구조의 세트에서 대표곡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비롯한 다채로운 음악을 연주하며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브로드웨이 전설적 안무가 밥 파시가 빚어낸 관능적인 안무도 볼거리다. 크고 시원한 동작들보다는 꾸부정한 자세로 어깨와 엉덩이를 비스듬히 돌리거나 흔드는 동작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체력 소모도 크고 배우들에겐 까다로운 안무다.

어렸을 적부터 발레를 했다는 프리덴은 “춤을 추다 보면 음악의 리듬을 내적으로 타게 된다”며 “연습할 때 구체적인 뉘앙스를 살리면서 안무 스타일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교도소의 간수인 ‘마마 모턴’ 역의 일리나 일리 커빈은 “벨마와 록시가 서로 한 몸이 돼 춤추는 장면에선 나 또한 관객처럼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임기응변에 능한 속물 변호사 ‘빌리 플린’이 복화술로 록시를 대신해 언론을 상대하는 넘버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We both reached for the gun)은 특히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볼 수 없다.

빌리를 연기하는 제프 브룩스는 “복화술 없이도 록시와 언론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8월6일까지.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