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우울증 2018년 4.3%→2020년 5.2% "우울증 취약계층 사회정책적 지지 필요"
질병관리청이 1일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팬데믹 기간 우리나라 성인 우울증이 팬데믹 전에 비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성인 중증 우울증 유병율은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 가정의학과 김승재·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응준 교수팀은 팬데믹 전후 국내 19세 이상 성인 우울증 유병률 변화와 우울증 유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구팀은 PHQ-9 설문(우울증 건강설문) 결과가 수록된 2018년과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총 1만5351명의 표본 중 2018년 표본 5837명, 2020년 표본 5265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PHQ-9 설문 총점을 바탕으로 10점 이상이면 우울증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한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여성, 나이, 실업, 소득 등이 팬데믹 시기 우울증을 야기하는 독립적 위험 인자로 확인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1.63배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 또 50세 미만 연령이 우울증 발병에 취약했다. 80세 이상 대비 20대는 7.31배, 30대는 7.38배, 40대는 4.94배로 집계됐다. 실업을 경험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가구 소득 중상위층이 상위층 대비 1.83배 각각 높았다. 주관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4.99배 높았다. 의료급여수급자는 2.35배, 흡연자는 2.29배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전 국민을 대표하는 인구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 대유행 전후의 우울증 유병률을 측정한 것“이라면서 ”팬데믹 시기 위험인자별 원인을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 학교 폐쇄로 인한 비대면 수업과 가족구성원의 코로나 감염 등으로 양육과 가사 부담 증가가 우울감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50세 미만의 경우 코로나 이전부터 은퇴, 독거 등으로 감정적 고립을 경험하던 고령층에 비해 활발하던 사회활동이 갑자기 줄면서 우울증 발병에 더욱 취약했던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 사태로 갑작스럽게 경제적 곤란을 겪게 된 소득 중상위층들이 코로나 이전부터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저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코리안 메디컬 사이언스(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3월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