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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물 보며 살인 충동 키워 실제 행동”…또래 여성 살해 20대女 자백

입력 | 2023-06-01 13:40:00

과외 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 A씨가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2023.5.29/뉴스1 ⓒ News1


과외 알선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범죄 수사물을 보며 키운 살인 충동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 A 씨는 경찰과 가족의 설득으로 전날 밤 범행 동기를 자백했다고 한다. A 씨는 경찰에 “평소 관심이 많았던 범죄수사물 TV프로그램을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를 통해 A 씨가 올 2월경부터 ‘살인’, ‘시신 없는 살인’ 등의 단어를 인터넷에서 집중적으로 검색한 사실도 통해 드러났다.

A 씨는 과외 알선 앱에서 알게 된 20대 여성 B 씨의 집을 지난 달 26일 찾아 흉기를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하고 훼손한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에 유기한 혐의로 29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과외 앱을 통해 범행이 쉬운 상대를 물색한 뒤 혼자 사는 B 씨를 범행 상대로 낙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앱에서 중학교 3학년인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면서 B 씨에게 과외를 의뢰했다고 한다. 또 26일 중고 교복을 사 입고 B 씨의 집을 방문해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했다. 이후 그는 다시 자신의 집을 찾아 캐리어를 챙겨 B 씨의 집을 향했다. 훼손한 시신 일부가 담긴 캐리어를 끌고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잠시 머문 A 씨는 택시를 타고 낙동강변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을 최종 유기장소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행 전후 A 씨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부모와 오래전부터 떨어져 지냈으며 사회적 유대관계도 부족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특별한 직업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의 범행이 사이코패스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전문가와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A 씨의 정신과 치료 경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자백하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A 씨가 또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관련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르면 2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A 씨의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은 1일 오후 내부위원과 외부위원 등 7명으로 구성된 ‘강력범 신상공개 결정위원회’를 열어 A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