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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 갈 때 마스크 없어도 돼…“진짜 끝난 것 같아”

입력 | 2023-06-01 17:00:00

의원·약국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의원' 아닌 '병원'선 마스크 써야




코로나19 팬데믹 3년4개월 만에 사실상 유일하게 착용 의무가 남아있던 동네 병원·약국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면서, 시민들은 ‘이제 진짜 끝난 것을 체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 초부터 일터나 학교 등 다수 실내 공공장소에서 착용 의무가 해제돼 일상생활 속 마스크는 서서히 사라져 왔지만, 환자들이 오가는 병원·약국은 코로나 팬데믹을 상징하는 사실상 마지막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정부는 1일 0시부터 의원과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권고로 바꾼다고 전날 발표했다.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도 ‘5일 격리 권고’로 전환됐다. 엔데믹(endemic·풍토병이 된 감염병) 선언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는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해제돼 왔다. 지난해 5월 50인 이상이 모이는 실외 집회나 공연·스포츠 경기장을 제외한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린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에는 모든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게 됐다.

올 들어서는 실내에서도 마스크 의무 완화가 시작됐다. 1월에는 음식점, 헬스장, 백화점 등 대부분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3월부터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이날 취재진이 만난 시민들은 간단히 감기약을 처방받으러 집 앞 내과를 방문하거나, 회사 점심시간에 잠깐 약국을 들리는 데도 껴야 했던 마스크 규제가 사라지면서 엔데믹을 실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오늘 깜빡하고 마스크 없이 의원에 갔는데 나가서 마스크 사서 쓰고 오라고 안 하더라”며 “지난달에는 급하게 약국을 다녀왔어야 했는데 규제가 없어지면서 이제 진짜 코로나가 끝을 향해 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직전 급하게 이비인후과 진료를 보러 왔던 서모(31)씨도 “의원에서도 마스크 안 쓰게 되니 해방감이 든다”고 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종합병원에서는 ‘노마스크’가 익숙해진 시민들이 안내를 받고 급하게 마스크를 사는 모습도 목격됐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나 입원형 감염취약시설에선 여전히 마스크가 필요하다.

이날 대학병원을 찾은 60대 여성 A씨는 “간단한 외래 진료받으러 오는 거는 큰 병원이라도 사실 동네 병원 가는 거랑 다르지 않아서 좀 벗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정인(35)씨는 “집에서 마스크를 안 갖고 나왔다가 편의점에서 하나 샀다”고 했다.

한 대학병원 병원 관계자는 “안 들고 다니던 마스크를 갑자기 병원에서 써야 하니까 깜빡하고 안 갖고 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착용 의무를 안내하면) 가끔 기분 나쁜 티 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밖은 다 풀렸는데 왜 병원엔 안 풀리냐고 짜증 내는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향후 남아있는 마지막 마스크 의무 조치를 최종 해제하는 날짜를 저울질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가 현재는 2급 감염병인데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남아 있는 방역 조치들에 대한 변경이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