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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지도자’ 탈레반 수장, 카타르 총리와 첫 회동

입력 | 2023-06-02 03:00:00

지난달 비공개로… 2년만에 처음
美 대리 카타르, 백악관에 회담 보고




아프가니스탄을 통치 중인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훈드자다(사진)가 지난달 12일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칸다하르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와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개 노출을 극도로 꺼려 ‘은둔의 지도자’로 불리는 아훈드자다가 해외 정상급 인사와 만난 것은 2021년 8월 탈레반 집권 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아프가니스탄의 인도주의 위기 해결,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탈레반의 여성 교육 및 고용 금지 정책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하이바툴라 측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고 대화를 지속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자국 대사관을 철수시킨 미국을 대리해 미국민 대상 영사 업무의 일부를 대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두 사람의 이번 만남 및 회담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만성적인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탈레반 정권과 서남아시아의 요충지 아프가니스탄을 마냥 방치할 수 없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