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랩스’가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측 지대를 지난달 30일 촬영한 위성사진. 붉은 사각형 안에 열차 4대의 모습이 보인다. (Planet Labs) VOA 홈페이지 캡처
북한과 러시아가 과거 무기 거래를 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접경 지역에서 열차 통행이 계속 이뤄지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2일 VOA는 미국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30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측 지대에서 열차 4대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열차 화물 야적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3대, 북서쪽 선로에서 1대의 열차가 식별됐다. 열차 길이는 최소 72m∼최대 182m로 측정됐다.
열차가 발견된 지점은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 친선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 방향으로 약 2㎞ 떨어져 있다.
위성사진만으로 열차의 정확한 행선지와 적재 화물 종류 등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해당 지점이 과거 북러 무기 거래가 이뤄진 곳이어서 주목된다고 VOA는 해석했다. VOA는 “이 지점에 열차가 정차한 사실만으로는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단정할 순 없지만 미국 정부가 지목한 불법 활동 현장에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는 건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월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담은 흑백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할 보병 로켓과 탄약, 미사일 등을 실은 열차 모습이 위성사진에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백악관이 무기 수송 열차가 정차했다고 지목한 곳은 야적장 중심부에서 선로가 두 갈래로 갈리는 지점으로, 지난달 1일과 2일엔 이곳에 서 있는 열차 1대가 포착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여러 차례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2016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270호는 북한과 경화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 거래를 금지한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