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관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과천청사에서 노태악 선관위원장 주재 위원회의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선관위원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가기관 간 견제와 균형으로 선관위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고, 이에 따라 직무감찰에 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위원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감사원법상 감사는 회계검사와 직무감찰로 구분되며, 회계에 속하지 않는 일체의 사무에 관한 감사는 직무감찰에 해당하므로 인사사무에 대한 감사 또한 직무감찰에 해당한다”고 했다.
선관위는 국회 국정조사,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수사기관 수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박찬진 전 사무총장 등 간부 4명에 대해서는 이날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채용 과정에서 부적정하게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 4명에 대한 징계 의결을 내주 요구할 예정이다.
감사원. 동아일보DB
감사원은 “선관위가 담당하는 선거 관련 관리·집행사무 등은 기본적으로 행정사무에 해당하고, 선관위는 선거 등에 관한 행정기관이므로 감사 대상”이라며 “그간 선거관리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감사를 자제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가기관 간 견제와 균형으로 선관위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라는 선관위 주장에 대해선 “선관위는 감사원으로부터 인사업무에 대한 감사를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며 2016년과 2019년 각각 선관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를 제외한 행정기관의 사무와 그에 소속한 공무원 직무’를 감찰 대상으로 둔다는 감사원법 24조를 선관위 직무감사가 가능한 근거로 제시했다. 감사 제외 기관이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3곳으로만 명시돼 있고 선관위가 포함되지 않아 직무감찰 대상이라는 것이다.
감사원은 1994년 감사원법 개정안을 국회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선관위는 제외 대상에 넣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된 바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