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타베우니 섬 내 코이카 건립 예정 태양광 발전소 부지 전경. (코이카 제공) 2021.8.11/뉴스1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가 자국 주재 대만 대표부의 명칭에 ‘중화민국’을 넣는 것을 허용했다가 중국의 거센 압박에 직면했다고 대만 외교부가 1일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류융젠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우리 외교부와 피지 주재 사무소는 이 문제와 관해 피지 정부와 협상 중”이라며 “피지 정부가 중국의 강압으로 인해 대만 대표부 명칭에 관한 결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정권을 교체한 피지 정부는 올해 3월 대만 피지 주재 대만 사무소의 명칭을 ‘중화민국’이 포함된 이름으로 바꾸기로 허용하려 했었다. 이에 대만은 피지 주재 대표부 명칭을 ‘피지 타이베이 무역 사무소’에서 ‘중화민국 무역 사무소’로 변경했다.
피지 정부는 2018년 전임 정부가 취소한 자국 주재 대만 외교관의 외교 특권을 1971년 제정된 지 외교 특권 및 면책법에 따라 보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만 정부는 피지에 감사를 표했다.
이후 피지 주재 대만 대표부 웹사이트는 ‘주피지 타이베이 무역 사무소’에서 ‘주피지 중화민국(대만) 무역사무소’로 변경됐다. 다만 피지 외교부는 아직 새 명칭이 새겨진 대표부의 공식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피지는 1975년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던 최초의 태평양 섬나라였다. 중국은 1976년 피지에 대사관을 설립했고, 피자는 2001년에 중국에 대사관을 세웠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중앙통신에 “중화민국과 공식 외교 관계는 없지만 피지 지도자들은 대만에 방문해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여러 차례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