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퇴직 간부 4명 자녀, ‘아빠 근무 선관위’ 채용

입력 | 2023-06-03 03:00:00

[선관위 논란]
‘아빠 찬스’ 이어 ‘세습 채용’ 의혹
與 “경력채용 과정 특혜정황 더 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관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현직 직원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 전수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난 퇴직 공무원 4명의 자녀가 모두 부친이 근무하던 지역 선관위에 경력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에서는 이 4명의 경우 모두 아버지가 소속된 선관위에 직접 채용됐다는 점에서 특혜 정황이 더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선관위 전수조사 결과 인천선관위 2명, 충북선관위 1명, 충남선관위 1명 등 총 4명의 선관위 퇴직자(4급)의 자녀가 모두 부친이 근무하는 지역 선관위에 경력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앞서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졌던 박찬진 전 사무총장, 송봉섭 전 사무차장 등 전·현직 고위직 6명 외에 선관위 자체 전수조사에서 추가로 자녀 채용이 드러났다.

전수조사 결과 인천선관위에서는 간부 2명의 자녀가 각각 2011년 7급, 2021년 8급으로 경력 채용됐다. 충북선관위 간부 자녀는 2020년, 충남선관위 간부 자녀는 2016년 각각 7급으로 채용됐다. 모두 자녀들이 아버지가 일하고 있는 지방 선관위 경력 채용에 지원해 합격했다.

앞서 밝혀진 전현직 고위직 6건의 경우 5건은 경력 채용된 자녀들의 근무지가 부친과 달랐다. 여권 관계자는 “자녀가 지원한 지방 선관위에 아버지가 근무하고 있으면 특혜 정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최초 적발된 6건 중 김정규 경남선관위 총무과장의 자녀는 부친이 근무하던 경남선관위에 채용됐는데, 이때 김 과장의 동료들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모든 평가 항목을 같은 점수로 채점했다.

‘아빠 찬스’에 이어 ‘형님 찬스’와 4급 퇴직자들 사이에서도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관위는 조사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전·현직 선관위 직원의 가족채용 전수조사 범위를 4촌 이내 친족으로 확대해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드러난 총 10건 외에도 특혜 채용 정황 의심 사례가 더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