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오늘은 제28회 환경의 날 바다 생물 멸종시키는 플라스틱, 인체에 차곡차곡 쌓여 문제 일으켜 국내 폐플라스틱 연간 약 1213만t… 1인당 일회용컵 570개 쓰는 셈 유럽연합, 비닐-컵 등 판매 금지, 환경부도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단계별로 평가-제도 강화해 관리
그렇다면 범고래만 위기에 처한 것일까. 지난해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인구 1인당 매일 5g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 이하라 하수 처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는다. 하수구를 통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해조류나 생선 섭취를 통해 인간의 몸속에 축적된다. 모르는 사이 내 몸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셈이다.
플라스틱 소비량부터 줄여야
지난해 초 유엔환경총회는 2024년 말까지 법적 구속력을 지닌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플라스틱 국제 협약 논의가 본격화되면 생산, 유통, 소비, 수거, 재활용 및 국제 무역 등 플라스틱 전(全) 주기에 걸쳐 단계마다 규제가 이뤄지고 개인 일상과 기업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2022년 ‘자원순환기본법’을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으로 개정하고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탈플라스틱, 정부·기업·지자체·국민 모두 노력할 일
이 비율을 높이기 위해 환경부는 △생산 △유통 △소비 △수거 △재활용 단계마다 탈플라스틱 대책을 마련했다. 꼭 필요한 만큼만 생산해 현명하게 소비하고, 다시 태어나도록 잘 버리는 ‘플라스틱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품 유통 단계에서는 공산품의 묶음 포장 등 과대 포장을 금지하는 한편 낱개 포장이 많은 농산물의 친환경 포장을 유도하기로 했다. 택배나 배달 용기도 과대 포장 기준과 검사 방법을 마련해 관리한다.
소비 단계에서는 일회용기를 다회용기로 바꾸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해 6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시범 도입됐다. 현재 대형 슈퍼마켓에선 일회용 비닐봉지와 쇼핑백 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더해 우산 비닐 등 금지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카페나 식당에 대여 및 세척 비용을 지원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다회용기 사용을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수거 단계에서는 단독주택 단지에 ‘재활용 동네마당’, 농촌 지역에 폐비닐 공동 집하장을 설치해 재활용 분리배출이 쉽도록 한다. 광학 선별기나 로봇을 도입해 재활용품 선별 시설을 자동화한다. 재활용 단계에서는 기업의 플라스틱 활용 원료 및 연료화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페트병 생산자가 일정 비율 이상을 목표로 정해 폐플라스틱 재생 원료를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환경의 날 ‘플라스틱 줄이기’ 행사
경기 포천시의 한 재활용품 수거업체 현장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동안 배달과 일회용품 사용이 더욱 늘어나면서 폐플라스틱 소비량이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발생했다. 동아일보DB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환경의 날을 계기로 기업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녹색경영·녹색투자를 시작하고, 개인은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고 다회용기, 재활용품 사용을 늘리는 생활 속 변화를 시작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