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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원해”…유튜버, ‘부산 돌려차기男’ 신상 공개

입력 | 2023-06-03 15:24:00


한 유튜버가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 남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영상 캡처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 유튜버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가해 남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사고를 다루는 유튜버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지난 2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A 씨(30대·남성)의 신상정보가 담긴 영상을 올렸다.

카라큘라가 공개한 약 9분 가량의 영상에는 A 씨의 사진과 이름, 생년월일, 키, 혈액형, 전과기록 등이 상세하게 공개됐다. 사건 피해자의 인터뷰 영상도 담겼다.

카라큘라는 신상 공개 이유에 대해 “국가기관도 아닌 한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가해자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게 마땅한가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가해자 신상을 무단 공개할 경우 저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극악무도한 범행을 벌인 가해자에게 저 역시나 평생 보복 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도를 넘는 사적 제재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카라큘라는 “수사기관이 놓친 가해자 신상 공개를 피해자가 적극 원하고 있다”며 “또 가해자의 보복 범죄 두려움에 떨고 있는 피해자 모습에, 유튜버인 제가 고통을 분담할 방법은 가해자 신상 공개란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B 씨는 카라큘라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 신상 공개에 대해 경찰서에 청원을 넣었다”며 “이미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돼 권한이 없다더라”고 밝혔다.

B 씨는 “그래서 검찰 쪽에 다시 청원을 넣었더니 ‘지금은 2심 재판 중이라 안 된다’고 했다”며 “제가 가해자 신상을 지금 모르는 상태도 아니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고자 신상 공개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합법적인 절차로 가해자 신상이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근데 계속 거절을 당하니까 ‘내가 복수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과 18범의 범행을 지속할 때까지 사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피의자를 교화하겠다고 법에 양형을 적용하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일각에서는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경찰과 검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나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인권 보호 차원에서 신상 공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면밀히 살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해 5월 부산에서 A 씨가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발로 폭행한 사건이다.

A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고 수감 중이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A 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변경해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