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바닥론’에 외국인들 “사자” 지난달 코스피 상승률 G20서 5위 메모리 수요 하반기 대폭 증가 예고 삼성전자 실적 전망 1년만에 반등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5월 코스피 상승률이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산업이 2분기(4∼6월) 바닥을 찍고 3분기(7∼9월)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5월 주가에 반영되면서 전체 주식 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종가 기준 코스피는 2,577.12로, 4월 말(2,501.53) 대비 3.02% 상승했다. 이는 G20 증시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코스피는 2일 2,601.36에 장을 마치며 지난해 6월 9일(2,625.44) 이후 1년 만에 2,600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메르발 지수는 5월 한 달 동안 14.81% 급등해 G20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일본 닛케이225(7.04%), 튀르키예 비스트100(5.82%), 브라질 보베스파(3.74%), 코스피가 뒤를 이었다.
투자자들의 반도체주 매수가 이어지는 것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2분기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감산의 효과가 나타나고,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수요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일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70조4716억 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68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전망치 매출 69조9109억 원, 영업이익 3조6813억 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 6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오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반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는 것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공급, 수요 양면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 하반기(7∼12월) 스마트폰, PC, 서버 등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정보기술(IT) 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 나홀로 성장해온 AI 관련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냈는데, AI에 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쓰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GPU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가 쓰인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