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화린씨, 강원도 대표자격 얻어 10월 전국체전 출전도 가능해져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도민체육대회 여성 사이클 종목에 출전한 나화린 씨(37·사진)가 2관왕에 올랐다. 이에 따라 나 씨는 강원도 대표로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나 씨는 4일 강원 양양군에서 열린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사이클 여자 일반1부 스크래치 종목(특정 거리를 주파하는 개인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경륜 종목에서 우승한 나 씨는 5일 개인 도로 종목에도 출전한다.
나 씨는 지난해 10월 국내의 한 병원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바꾸며 법적으로 여성이 됐다. 키 180㎝, 몸무게 72㎏에 골격근량(32.7㎏)도 일반 여성을 훨씬 웃돌아 경기 전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2012년 도민체육대회 사이클 남자부 경기에 출전해 4관왕을 차지하는 등 기술도 갖췄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육대회 선발전을 겸하는 만큼 나 씨는 전국체육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 후 경쟁 선수들에게 음료수를 건넨 나 씨는 “제가 다른 선수들의 등수를 하나씩 빼앗은 것 같아 죄송한 마음에 사과의 의미로 음료수를 드렸다”고 했다.
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