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성신양회, 전격 인상 예고 “전기료 크게 올라 이익 줄어” 레미콘업계 단가 인상 요구할 듯 건설업계 “공사현장 셧다운 우려”
국내 1위 시멘트 제조업체 쌍용C&E와 5위 성신양회가 다음 달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레미콘 제조업체와 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기료 인상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멘트업계 주장과 시멘트 주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급락해 시멘트 가격 상승이 부당하다는 레미콘·건설업계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사 현장 ‘셧다운’ 사태가 반복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 “전기료 인상” vs “유연탄 가격 하락”
시멘트업계 측은 시멘트 가격 인상의 이유로 ‘전기료 인상’을 꼽는다. 통상 시멘트를 만들 때 전기료는 제조 원가의 20∼25%를 차지한다. 올해 전기료가 지난해 대비 크게 올라 이익이 줄었다는 것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전기요금이 kWh당 평균 13.1원(9.5%) 올랐고, 2분기에는 다시 8원(5.3%) 상승하는 등 전기료가 급등해 비용이 커졌다는 것. ● ‘현장 또 멈출라’ 건설업계 노심초사
건설업계에서는 현장 셧다운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시멘트업체가 시멘트 가격을 올리면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통상 레미콘 단가 인상을 건설사에 요구한다. 이때 건설사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업으로 번지기도 한다. 지난해 4월에도 지역별 레미콘회사들이 건설사들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부 현장이 멈추기도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업체와 레미콘업체 간 조율이 안 되면 결국 비용 증가분이 모두 건설사에 넘어온다”며 “레미콘이 없으면 현장이 멈추니 단가를 인상해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건설업계는 건자회를 중심으로 다음 주 중 시멘트사에 공문을 발송해 제조 원가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의 갈등을 조율하는 동반성장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건설사의 목소리를 키우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멘트 회사들이 전기료 인상분을 적절하게 가격에 반영했는지 알아볼 계획”이라며 “건설 현장 셧다운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비하고, 갈등을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