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휩쓰는 K클래식] 홍혜란 황수미 김건우 김기훈… 伊선 한때 ‘한국인 배제’ 선언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은 1988년 신설돼 지난해 최하영이 우승한 첼로 부문(2017년 신설) 다음으로 ‘젊은’ 부문이다. 하지만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의 명성에 힘입어 최고의 성악도들이 도전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우승자인 캐나다 알토 마리니콜 르미외, 2004년 우승한 폴란드 소프라노 이보나 소보트카 등이 국제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는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이 한국인으로 처음 우승했다. 2014년에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우승하고 소프라노 박혜상이 5위에 입상했다. 테너 김승직과 바리톤 유한승이 결선에 진출하는 등 당시 결선 진출자 12명 중 한국인이 4명으로 역대 한국인 결선 진출자 수 최다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소프라노 이수연이 결선에 올랐다.
해마다 성장세가 뚜렷한 한국 음악가들의 국제콩쿠르 수상 성적 중에서도 성악 부문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국제음악콩쿠르연맹에 가입한 콩쿠르 중 성악 분야로 열리는 대회에서 한국인이 1위를 배출하지 못한 콩쿠르는 2016년 이후 연맹에 가입한 4개 콩쿠르뿐이다. 1990년대부터 각종 콩쿠르를 휩쓸기 시작한 한국인 파워는 성악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일찍이 이슈가 돼 1999년 이탈리아 카루소 콩쿠르가 ‘한국인 참가 배제’를 선언하기도 했다.
독일 귀터슬로에서 열리는 노이에 슈티멘(새로운 목소리) 콩쿠르도 최근 국제 성악계의 인재 발굴 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는 2009년 소프라노 권은주가 1위를 차지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