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선관위원회의를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2023.6.2/뉴스1
국민의힘이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여는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요일인 전날 이례적으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8일에는 장예찬 청년최고위원과 청년들이 선관위 항의 방문을 예고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원내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의총에서는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를 규탄하고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을 담은 결의문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전날 지도부에서 한목소리로 선관위를 비판하고, 곧바로 원내에서도 목소리를 내면서 공세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주말인 전날 최고위를 개최한 것도 징검다리 연휴로 선관위에 대한 관심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였다.
선관위가 특혜 채용 사례로 발표한 자녀들이 계속 직책을 유지하는 것을 놓고도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관위는 “자녀가 문제 있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며 “자녀들은 당연히 근무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원들도 개별적으로도 선관위가 편파적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선관위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 당 입장에서는 정말 지나치게 편파적인 결정을 많이 했다”며 “‘내로남불’, ‘위선’은 민주당을 연상시켜서 안 된다고 하면서 ‘신천지 비호세력’, 또 ‘술과 주술에 빠졌다’는 민주당이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자기 잘못은 적당히 넘어가겠다는 기관이 어떻게 공정성과 중립성을 인정받겠나”라며 “(잘못을) 깨끗하게 털지 않으면 앞으로 선관위가 어떤 결정을 해도 인정받기 힘들고 선관위의 권위가 실추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날 최고위에서도 민주당을 겨냥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에서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는 하는 주된 배경 중 하나로 민주당의 조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전면 제기했다.
김 대표는 “선관위 고위직이 이토록 겁도 없이 과감하게 고위직 세습을 저지른 이유가 민주당과 공생적 동업 관계를 형성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선관위가 주요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편파적 해석을 했던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선관위와 민주당의 공생관계를 더욱 확신하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관위는 오는 9일 중앙위원회에서 후임 사무차장 면접을 진행한 뒤 12일 임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신임 사무차장은 사무총장이 새롭게 임명될 때까지 직무대행을 맡는다. 사무총장은 외부 인사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