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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中 비중 20% 붕괴…美-인도-호주로 수출 시장 다변화

입력 | 2023-06-05 18:23:00

경기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 News1


2018년 26.8%로 최고점을 찍었던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올해 1분기(1~3월) 10%대로 내려앉았다. 경기 악화로 중국의 수입 수요가 줄고 중국의 중간재 수출 자급도가 높아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수출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미국과 인도, 호주, 베트남 등에 대한 수출은 2021년 이후 늘고 있어 한국 수출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중국 수출 부진과 수출시장 다변화 추이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의 1분기 중국 수출 비중은 19.5%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같은 기간 수출이 29.8%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2005년(21.3%) 이후 지난해(22.8%)까지 18년간 20%대를 유지해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에서 직접 중간재를 마련하는 비중(중간재 수출자급도)이 높아진 품목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 비중이 크게 줄었다. 2021년 (연간)과 올해 1분기를 비교하면 △석유제품(17.9%→7.6%) △석유화학(39.7%→35.5%) △자동차부품(7.7%→4.5%) △철강(13.2%→10.1%) △디스플레이(36.0%→26.1%) △이차전지(9.8%→4.3%) 등에서 수출 비중이 낮아졌다.

반면 이 품목들은 미국에서 수출 비중이 높아지며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1분기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석유제품(15.2%)과 석유화학(4.6%), 디스플레이(17.6%), 이차전지(51.2%) 등의 품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점유율은 1990년(3.73%) 이후 최고치(3.59%)를 기록하기도 했다.

석유화학과 철강,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플라스틱 등 5개 품목은 인도 수입시장에서도 증가세를 보였다. 베트남은 자동차부품과 디스플레이, 호주는 석유 품목에서 한국의 수출이 늘었다. 그 결과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의 한국 수출은 6.8% 줄어드는 데 그쳐 같은 기간 중국 수출 감소율(29.8%)을 밑돌았다.

다만 중국을 벗어난 수출 시장 다변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기술 및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의윤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베트남은 한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으나 자국 수출 자립도가 상승하고 있다”며 “기술력 향상을 위한 한국 기업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지금과 같은 수출 시장 다변화가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