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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 역사의 서울백병원도 폐원 수순…누적적자 1749억↑

입력 | 2023-06-05 20:33:00


서울 중구에 자리한 83년 역사의 인제대 서울백병원이 이달 중 폐원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서울백병원의 폐원안’을 상정해 폐원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환자가 줄면서 더 이상 병원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때문이다.

서울백병원은 2004년 73억 원 적자를 기록한 이래 20년간 꾸준히 적자가 쌓이면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16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 누적 적자가 1749억 원을 넘어섰다. 2016년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구조조정 및 병원 리모델링 등의 자구 방안을 7년간 시행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결국 실패했다. 병원 측은 폐원안 검토에 앞서 요양병원, 전문병원 등 다른 용도의 의료기관으로 전환하는 등 병원 회생 방안도 강구했으나 외부 경영 컨설팅 업체로부터 투자 비용 대비 이익이 크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서울백병원이 폐원 위기를 맞은 데에는 서울 내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인한 환자 수 급감과 주변 대학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있다. 서울백병원은 주거지가 아닌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주변에 서울대병원 등 대학병원들이 있어 환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서울백병원이 상징성이 있다 보니 일산백병원 등 4곳 형제병원의 수익으로 버텨보려 했지만, 적자폭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한일병원은 도봉구 쌍문동으로, 을지대병원은 노원구 하계동으로 이전했고 남아 있던 병원들은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2008년 이대동대문병원, 2011년 중앙대 용산병원에 이어 2021년에는 제일병원이 문을 닫았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