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 바라보는 김은중 감독 “한국의 힘 보여주면 이긴다” 독려… “버텨준 선수들 고마워” 끝내 울먹 강인한 체력 바탕 압박축구 심어… “성적과 선수 성장 모두 이루겠다”
“제자들아 잘 뛰었다” 5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눈시울이 붉어진 채 선수를 안아 주고 있는 김은중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 대한축구협회 제공
“내일이 마지막이 되지 말자.”
김은중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4)이 U-20 월드컵 기간 선수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매 경기 후회 없이 뛰자는 뜻이다. 대회 전 김 감독의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였다. 조별리그 F조에 속한 한국은 1승 2무(승점 5)로 조 2위를 하며 16강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 에콰도르를 3-2로 꺾은 한국은 5일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1-0으로 이기며 4강에 올랐다. 김 감독은 8강전 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국의 힘을 보여주면 이길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면서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좋은 결과를 냈다.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울먹였다.
김 감독은 지난해 1월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부담이 큰 자리였다. 2019년 월드컵에서 정정용 감독이 이끌었던 U-20 대표팀은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달성했다. 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한국의) 월드컵 준우승은 몇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성적”이라면서도 “부담감보다는 우리도 준비를 잘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김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 444경기에 출전해 123골 56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역대 득점 5위다. 하지만 김 감독은 A대표팀에선 15경기(5골) 출전에 그쳤다. 선수로 뛸 때 열린 3차례 월드컵 무대(2002, 2006, 2010년)도 밟아보지 못했다.
2014년 선수 유니폼을 벗은 김 감독은 벨기에 프로축구 투비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김학범 감독을 보좌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금메달을 도왔다.
“감독님 덕분입니다” 김은중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앞)이 5일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1-0으로 이긴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 감독은 U-20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성적과 선수 성장 등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 단계 성장하며 4강 진출을 이룬 선수들에 대해 김 감독은 “(선수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되는 것 같아 고맙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