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년말까지 기간도 연장 브렌트유 가격 장중 3.4% 급등 전기-수도료 등 국내 파장 비상등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산유국의 연합체 ‘OPEC플러스(+)’도 감산 조치를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가 장중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출렁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4일(현지 시간) OPEC+ 정례 장관급 회의 이후 성명을 통해 원유 생산량을 추가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하루 1000만 배럴 수준이었던 원유 생산량이 7월부터 하루 9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로이터는 이날 결정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감산이라고 분석했다.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있는 다른 OPEC+ 국가들도 감산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3월부터 하루 50만 배럴을 감산한 러시아도 내년 말까지 같은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OPEC+는 지난해 10월 200만 배럴 감산 결정에 이어 올해 4월에도 166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결정을 깜짝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우선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관계자는 “우리는 생산량 자체가 아닌 미국 내 소비자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유가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사우디의 감산 발표로 국제 유가는 장중 급등했다. 5일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아시아 거래에서 장중 한때 전장 대비 3.4% 급등하며 배럴당 78.73달러까지 올랐다. 다만 한국 시간 오후 3시 기준 76.90달러로 떨어지며 조금씩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7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장중 한때 75.06달러까지 뛰었다.
국제 유가 반등이 국내 경기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물가가 1년 전보다 18% 떨어지면서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인 3.3%로 둔화세를 보였다. 하지만 추가 감산 발표로 다시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전기·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상승과 맞물려 국내 물가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가 반등과 관련해 “공공요금 상승 외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경기 부진과 물가 상승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