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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검은띠의 힘… 노르웨이 골프 선구자 ‘특급 우승’

입력 | 2023-06-06 03:00:00

특급대회 메모리얼토너먼트
태권도로 힘 키운 호블란 제패
김시우 1타 잃고 4위로 마무리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5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 대회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더블린=AP 뉴시스


빅토르 호블란(26)은 노르웨이 남자 골프의 선구자다. 2018년 노르웨이 선수로는 최초로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19년에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무대에 섰다. 그는 202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뒀는데 이 역시 노르웨이 선수 최초였다.

5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그는 노르웨이 골프에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노르웨이 선수 최초로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62억 원)가 걸린 특급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호블란은 이날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데니 매카시(30·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14번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그는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가장 어렵게 세팅된 17번홀(파4)에서 8m짜리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었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매카시가 티샷 실수로 보기를 범한 사이 호블란은 파를 지켰다. 개인 통산 4번째 우승. 2승(마야코바 클래식)과 3승(월드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을 모두 멕시코에서 거뒀던 그는 미국에서 처음 우승하며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7억 원)를 받았다.

어린 시절 축구 선수를 꿈꿨던 그는 11세 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엔지니어였던 아버지가 미국 출장을 갔다가 사 온 클럽으로 실내 연습장에서 골프를 쳤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 온 태권도도 도움이 됐다. 태권도 검은 띠인 그는 “태권도를 하면서 근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노르웨이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던 그는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 입학하면서 골프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김시우(28)는 이날 1타를 잃고 4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시우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던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는 샷 난조를 보이며 3타를 잃고 공동 7위(3언더파 285타)로 밀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