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중구] “어르신들 심신, 구청이 살펴드려요”

입력 | 2023-06-07 03:00:00

‘어르신 건강동행사업’ 추진
의료진 5인 한팀 맞춤 케어




서울 중구청이 진행하는 ‘어르신 건강동행사업’의 일환으로 간호사가 한 어르신의 집에 방문해 혈압을 재는 등 건강을 살펴보고 있다. 중구 제공  

김길성 중구청장

“어르신, 몸무게가 많이 늘었어요. 소금빵이랑 뻥튀기 좋아하시는 건 알지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셔야 해요. 고구마는 당도가 높으니까 구워 드시지 말고, 꼭 쪄서 드시고요.”

최근 서울 중구의 한 다세대 주택. 당뇨병을 앓고 있는 이모 씨의 집을 찾은 영양사가 집안에 있는 간식을 둘러보더니 ‘따뜻한 잔소리’ 처방을 했다.

당뇨병 외에도 고지혈증, 백내장 등의 지병이 있는 이 씨는 간경화로 간 이식을 앞두고 있지만 돌볼 가족이 없다. 몸이 아파 일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 영양사가 “안부 전화 자주 드리겠다. 걷기 운동 자주 하셔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서자 이 씨는 “간 이식 전까지 준비해야 할 것을 자세히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막막한 상황에 놓인 주민들을 찾아가 가족처럼 건강을 챙겨주는 ‘어르신 건강동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만성질환자, 독거노인, 노인 부부 등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대상으로 밀착형 건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 대상자 100여 명 발굴 계획
“입 안을 보니 이 치아를 먼저 치료해야겠네요. 금연해야 되는 것 아시죠?”(A 치위생사)

“어르신, 장애인 콜택시 이용법이랑 전화번호 여기 메모해드렸으니 꼭 이용해보세요.”(B 사회복지사)

중구의 어르신 건강동행사업은 △의사 △간호사 △치위생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5인의 전문가가 한 팀이 되어 대상자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이 특징. 의사·간호사·치위생사가 수시로 대상자의 건강을 체크하고, 영양사가 냉장고를 비롯해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는 한편 사회복지사가 관내 복지 프로그램을 안내하면서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런 식의 맞춤형 케어가 가정당 2개월간 진행된다. 지난해 90명의 대상자에게 총 4819건의 서비스가 제공됐는데, 올해엔 100명 이상의 대상자를 발굴한다는 계획. 중구청 관계자는 “정신건강 상담과 재활 운동이 필요한 경우 해당 기관에 연계도 해준다.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남대문 쪽방촌 거주민 건강도 챙긴다
중구는 남대문 쪽방촌 거주민들에 대한 복지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엔 거주민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알코올 중독 정도와 정신 질환 유무를 파악했다. 향후 지역사회기관, 병원과 협력해 건강회복을 돕는다는 구상. 또 마음안심버스를 활용해 주민들의 스트레스를 검진하고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한 마음건강검진 등도 진행한다.

김 구청장은 “돌봐줄 사람이 없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중구가 어루만져 주고 싶다”면서 “‘따뜻한 잔소리’로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중구가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