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 USA’ 개막 삼바 부스엔 글로벌 제약사 발길 중국-일본 기업도 참여해 경쟁 “中企 신약개발 파격 지원 절실”
한국 기업에 관심 집중 5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마련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다. 개막일인 5일 1000여 명의 사람이 부스를 찾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5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인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개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에 접어들며 첫날부터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의 바이오 기업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올해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의 부스가 큰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의약품의 글로벌 공급망 확보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러 제약사가 의약품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선 까닭이다.
글로벌 의약품 CDMO 시장은 2020년 113억 달러에서 2026년 203억 달러로 연평균 10.1% 성장이 전망된다. 현재 전 세계 CDMO 시장은 론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캐털런트, 베링거인겔하임, 서모피셔 사이언티픽 등 상위 5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59.4%를 차지하는 가운데 삼성, SK, 롯데 등 국내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향후 10년간 7조5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SK팜테코는 2017년부터 관련 해외 회사들을 인수하는 데 2조 원 넘게 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30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3개의 메가플랜트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CDMO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 부지 내 비어 있는 건물을 ADC 생산 시설로 리모델링해 2025년 1분기(1∼3월)에는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주관으로 마련된 ‘한국관’에는 우정바이오, 멥스젠, 유바이오로직스 등 16개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올해 박람회에는 미중 갈등으로 지난해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중국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중국의 대표 CDMO 기업인 우시 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등 여러 분야의 2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일본의 후지필름은 행사장 내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해 CDMO 사업을 알렸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USA를 포함해 여러 글로벌 박람회에서 일본 CDMO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보인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CDMO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고성장하는 것을 견제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정부가 신약 개발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 대표는 “임상시험에 진입한 중소기업의 세액공제 혜택만 크게 확대해도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보스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