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와 함께 샴페인을…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숙박한 캐나다 출신 다니엘라 몰리나리(26·오른쪽)가 남자친구와 함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초상화 ‘모나리자’ 앞에서 샴페인을 마시고 있다. 이들은 ‘밀로의 비너스’ 조각상 옆에서 식사했고 박물관 입구 대형 유리 피라미드 아래에 마련된 침대에서 잠을 잤다. 이번 행사는 한 숙박공유 서비스업체가 유리 피라미드 건립 30주년을 맞아 마련했다. 에어비앤비 제공
정부가 1300억 달러 수준인 서비스 수출을 2030년까지 2500억 달러로 늘려 세계 7위 서비스산업 강국에 올라서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그제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콘텐츠, 보건의료, 관광 등 유망 분야에 5년간 64조 원의 수출 금융을 공급하는 등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내수 위주인 서비스업의 수출을 활성화해 한국 경제의 기둥인 제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서비스업은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지만 한국의 서비스업 경쟁력은 제조업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전체 수출액 중 서비스업 비중은 30년 넘게 15% 안팎에 머물고 있다. 서비스 수출액 순위는 세계 15위로, 6위인 제조업에 비해 위상이 크게 떨어진다. 서비스수지는 2000년 이후 올해까지 24년째 적자 행진이다. 2020년 기준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5위에 그친다.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제자리걸음을 맴돌면서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음식·숙박업 등 저부가가치 업종에 몰려 있고 규모도 영세해 제조업에서 밀려난 인력을 흡수하는 역할에 그친다. 국세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2017년에서 2021년 4년 사이에 180만 명 넘게 늘었지만, 같은 기간 연평균 소득은 계속 줄어 2021년 1952만 원으로 2000만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면 제조업의 단발 엔진으로 버티는 한국 경제에 또 하나의 강력한 엔진을 달 수 있다. 역대 정부가 모두 ‘서비스업 활성화’의 기치를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법조차 처리하지 못하면 공수표로 그칠 수 있다. 2001년 이후 30여 차례의 서비스산업 관련 대책이 나왔지만 크게 바뀐 게 없는 건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서비스업을 혁신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이 시급하다. ‘세계 7대 서비스 강국’이 또 한 번의 요란한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