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FBI요원… 옛소련에 포섭 2001년 발각돼 종신형 수감
미 역사상 최악의 첩보 재앙으로 불린 핸슨이 6일 감옥에서 숨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핸슨이 콜로라도주 ADX 플로렌스 연방교도소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응급 조치에도 깨어나지 않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러에 기밀 넘길 때 이용했던 나무다리 미국 정보기관 역사상 ‘최악의 스파이’로 꼽히는 로버트 핸슨이 옛 소련과 러시아 측에 건넬 미 기밀 서류를 두고 가는 데 활용했던 버지니아주 폭스스톤 공원 내 작은 나무다리. 미 연방수사국(FBI) 제공
워싱턴 FBI 본부로 옮긴 핸슨은 핵전쟁 시 미국 전략과 미군 무기 개발 계획은 물론 미 정보기관 도청 네트워크를 비롯해 수많은 기밀 정보를 옛 소련과 러시아에 넘겼다. ‘라몬 가르시아’라는 가명을 쓰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서류 봉투를 약속된 장소에 숨겨 두고 사라지는 방식이었다.
이중 스파이 행각의 꼬리가 잡힌 것은 러시아 정보원에게서 러 국가보안위원회(KGB) 스파이 명단을 확보한 FBI가 핸슨이 남긴 서류 봉투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하면서다.
22년간 현금과 다이아몬드 등 140만 달러(약 18억 원)를 받아 챙긴 핸슨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플로렌스 교도소에 수감됐다. ‘깨끗한 지옥’으로 불리는 이 교도소는 독방으로만 이뤄져 탈옥이 불가능한 최고 보안등급 감옥이다. 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 호아킨 구스만,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9·11테러범 같은 중범죄자들이 수감돼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