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움직입시다]〈中〉 ICT 활용 건강관리 서비스 서울시, 이달 비대면 시범 서비스 아이콘만 누르면 상담사 연결… 혈압-산소포화도 등 자동 입력 간단한 운동 보며 따라할 수도
전강자 씨가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건강상담 단말기 화면을 보며 상담사와 대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중순 시작하는 ‘어르신 건강동행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을 앞두고 전 씨 자택에서 단말기를 테스트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안녕하세요, 건강상담팀입니다. 어르신, 요즘 어디 아프신 데는 없으세요?”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전강자 씨(79) 자택. 2021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사는 전 씨가 상자 모양의 단말기 화면을 몇 번 누르자 화상으로 연결된 상담사가 이렇게 물었다. 전 씨가 “약 10년 전 무릎관절 수술을 해 생활은 불편하지만 꾸준히 운동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답하자 상담사는 “고혈압 약은 잘 복용하고 계신가요”라며 질문을 이어갔다.
상담사는 약 3분간의 대화에서 전 씨의 건강 상태를 세심히 살피며 약을 올바르게 복용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전 씨는 “자녀들이 따로 살아 자주 못 보는데 누군가 건강을 계속 살펴준다고 생각하니 한층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 서울시 “원격으로 어르신 건강 체크”
그런데 한정된 기간 진행하는 방문 진료만으론 고령층의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방문진료가 어려워지면서 재난 위기에서도 지속할 수 있는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서울시는 건강동행사업을 △정보통신기술(ICT) 원격 화상 모니터링 △생방송 건강 강좌 등으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을 이달 중순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건강동행사업은 정해진 기간만 방문하다 보니 고령층의 건강 상태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웠고, 코로나19 확산 기간에는 전화를 통한 안부 확인 위주로 진행했다”며 “ICT를 활용한 원격 상담 체계가 대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단말기로 건강 강좌도 수강
비대면 서비스 대상자 중 건강 관련 교육을 받고 싶은 경우에는 ‘그룹별 상설 라이브 클래스’를 단말기로 수강할 수 있다. 진행 방식은 직장인들이 애플리케이션 ‘줌’을 통해 원격으로 화상회의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고령층은 단말기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그룹 강좌에 참여할 수 있는데, 질문을 던지거나 다른 참가자들과 대화할 수도 있다. 그룹 강좌에선 매달 1회 이상 스트레칭과 질환관리 교육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 이준형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홀몸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감 해소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범사업에 참여한 고령층의 반응이 좋고 효과가 확인된다면 정식 사업으로 편성해 적용 대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