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일자리 위기에 급증 평균 소득은 2018년부터 감소세 대출규모 작년 첫 1000조원 넘어서 “취약차주 채무조정 등 정책지원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서울 중구의 한 상점가 거리. 자영업자의 소득은 감소하는 반면 대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뉴스1
2021년 사업소득을 신고한 자영업자 수가 4년 전보다 180만 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의 연평균 사업소득은 2018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7년 만에 2000만 원을 밑돌았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00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부실 우려가 큰 취약 대출자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채무 조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4년 새 10% 줄어든 자영업자 소득
영세 자영업자일수록 소득 감소는 더욱 두드러졌다.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의 평균 소득은 2021년 7309만 원으로 2017년(7745만 원)보다 5.6% 줄었다. 같은 기간 소득 하위 20%인 자영업자들의 평균 소득은 187만 원에서 84만 원으로 55.1% 급감했다. 소득 상위 0.1%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2017년 16억2290만 원에서 2021년 17억6592만 원으로 8.8% 증가했다.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 역시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4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만6000명(1.3%) 늘어난 429만8000명이었다. 전체 자영업자의 75.2%로, 5년 전인 2018년 4월(71.3%)보다 3.9%포인트 증가했다. 그만큼 영세 자영업자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 점점 커지는 대출 부실 위험
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자영업자 대출은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 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 원)보다 334조9000억 원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7∼9월) 말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었다.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부터 고금리가 시작되면서 일을 해도 적자를 보고 빚이 쌓이는 자영업자들이 꽤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생존이 힘들 것 같은 자영업자에 대해선 채무 조정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