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아빠 찬스’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사회가 어수선하다. 선관위의 현직이나 퇴직자 자녀들이 경력 채용됐거나, 승진 과정에서 아빠가 도움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일부 채용 의혹 사례는 선관위 내부에 소문이 퍼졌는데 제대로 검증을 못 했다고 하니 ‘제 식구 감싸기’이고, 구조적인 병폐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선관위가 독립성을 강조하다 보니 견제의 사각지대가 됐고, 이런 결과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이번 기회에 선관위원장을 상근직으로 바꾸고 ‘아빠 찬스’는 물론 ‘형님 찬스’ 등 기타 친인척 카드를 활용한 채용 비리도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실망감과 허탈한 마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와 여야에서도 관련 조사를 한다고 하니 기대하는 바가 크다. 공직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조사는 철저해야 한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러나 그 방법이 비도덕적이라면 자식의 미래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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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완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