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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현직 대통령 처음 베트남전-대간첩작전 전사자 묘역 참배

입력 | 2023-06-07 03:00:00

현충일 추념사 “자유위한 희생 기억”
행사뒤 제3묘역 예정없던 방문
유족들 “살다보니 이런날도 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6.06.

윤석열 대통령은 현충일인 6일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전사한 분들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시작됐다”면서 최대한의 예우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모든 전사자를 “영웅”이라고도 불렀다. 또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전 참전 용사와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공식 추념식을 마친 뒤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베트남전 참전 용사와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찾았다. 예정에 없던 깜짝 방문이었다고 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이들이 묻힌 제3묘역을 참배한 것은 1981년 6월 조성된 후 42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전 묘역에 안치된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의 부친인 고 박순유 육군 중령의 묘소를 찾아 박 장관 등 유족들과 잠깐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고 박용재 육군 대위의 묘소도 찾아 참배했다. 고인은 전사 당시 미혼으로 후손이 남아있지 않지만 당시 소대원 16명이 40년 동안 매년 고인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이야기를 듣고는 “참으로 대단하다”며 격려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찾아 고 이상현 해병 상병의 묘소를 참배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고인은 1972년 진해에서 초소 근무 중 무장공비와의 전투에서 전사했다. 사병들의 묘역을 찾은 윤 대통령에게 유족들은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유공자들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됐던 측면이 있었다”며 “대간첩 작전 전사자들도 1980년대에 굉장히 많았지만 최근 우리 국민들로부터 조금 잊힌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천안함 생존 장병인 박현민 예비역 하사 등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대한민국은 공산 전체주의 세력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동맹은 이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영웅·자유(8회), 기억(6회), 희생(5회), 예우·헌신(4회) 등의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