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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결별 SM은 ‘변신’… BTS 공백 하이브는 ‘확충’ 전략

입력 | 2023-06-07 03:00:00

성장동력 찾기 시험대 올라
SM, 에스파 이미지 전사→소녀로
하이브, 세븐틴-르세라핌 앨범 속속
“K팝, 팬덤 넘어 대중에 다가가야”



에스파, 발랄한 소녀로 세븐틴 음반 선주문량 464만장 지난달 미니 앨범 3집 ‘MY WORLD’를 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에스파는 기존의 가상 세계 속 전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발랄한 소녀로 변신했다(위 사진). 방탄소년단(BTS)의 ‘군백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이브 소속 보이그룹 세븐틴은 올해 4월 미니 10집 ‘FML’로 선주문량 464만 장을 기록했다. 뉴스1·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없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맞은 하이브.

K팝의 세계적 성공을 이끈 대형 연예 기획사 에스엠과 하이브가 시험대에 올랐다. 각 사의 상징이자 K팝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에스엠은 올해 3월 경영권 분쟁 사태 후 에스엠을 상징했던 창업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결별했다. 하이브도 현재 주축 그룹인 BTS의 군백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룹의 맏형 진을 시작으로 올해 4월 제이홉이 군에 입대한 것. 이로 인해 BTS는 13일 데뷔 10주년을 맞지만,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 발매(9일) 외엔 단체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K팝의 성공이 반짝 신드롬에 그칠지, 지속가능한 현상이 될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에스엠과 하이브는 성장 동력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에스엠은 기존 그룹의 ‘변신’을, 하이브는 새 앨범과 신인 그룹을 선보이는 ‘확충’ 전략을 각각 택했다.

그룹 에스파는 에스엠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가상세계인 광야에서 악당 블랙맘바와 싸우는 전사 이미지였던 에스파는 지난달 발매된 미니 3집 ‘MY WORLD’에서는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발랄한 소녀 이미지로 변신했다. 새 앨범은 에스엠이 ‘SM 3.0’을 선포한 후 나온 첫 앨범이다. 에스파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으며 신비주의 전략을 추구했다. 하지만 최근 카리나, 윈터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와 아기를 돌봤다. 카리나는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와 일상을 공개하고 웹예능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서는 특유의 입담을 선보였다. 보이그룹 ‘NCT’는 올해 론칭 예정인 ‘NCT 도쿄팀’을 마지막으로 무한 확장을 끝낸다. NCT는 이 전 총괄이 직접 기획한 장기 프로젝트로 NCT 할리우드, NCT 사우디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새 앨범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올해 4월 BTS 멤버 슈가의 솔로 앨범 ‘D-DAY’ 발매를 시작으로, 5월엔 걸그룹 르세라핌이 정규 1집 ‘언포기븐’을 내놓았다. 그룹 세븐틴은 4, 5월 미니 10집 ‘FML’로 발매 당일에만 음반 판매량 300만 장을 넘겼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최고 기록이다. 다음 달 BTS의 멤버 정국도 첫 솔로 음반을 발표한다.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KOZ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6인조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는 지난달 30일 싱글 ‘WHO!’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기존 보이그룹과 달리 보이넥스트도어는 그룹 이름처럼 이웃 집 소년같이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이 내놓은 보이 그룹 ‘&TEAM(앤팀)’은 14일 컴백한다.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에스엠과 하이브는 각각의 전략을 펼치면서도 ‘자체 최고 기록’ ‘역대 1위’ 등 성과를 앞다퉈 과시하고 있다”며 “이는 이 전 총괄과 BTS의 공백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에만 매몰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은 팬들이 각자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 서비스 순위를 1위로 만들기 위해 경쟁하는 ‘팬덤 스포츠’에 머물고 있다”며 “이제는 팬덤을 활용한 사업 모델을 넘어 보다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음악을 선보여야 한다. 이를 선점하는 가수와 소속사가 차세대 K팝 성공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