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즐겁게!기쁘게!’ 展 박론디-박보마-우한나 작가 초청
강박적으로 일하는 현대인을 표현한 박론디 작가의 회화 ‘나는 지치지 않아. ∼생각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우리 사회는 폭력, 파괴 등 부정적인 것은 잘 묘사하지만 기쁨과 긍정적 에너지를 논하는 것은 어색해합니다. 기쁨은 재미, 행복과는 또 다른 좀 더 복잡한 개념이죠.”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즐겁게! 기쁘게!’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추스 마르티네스의 설명이다. 스위스 북서부응용과학대(FHNW)의 아트인스티튜트 학장인 그는 스위스 작가 하이디 부허(1926∼1993) 전문가로, 부허의 회고전과 맞물려 한국의 젊은 여성 작가를 초청한 기획전을 만들었다.
기쁨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의 주인공은 박론디, 박보마, 우한나 작가다. 모두 30대 여성인 이 작가들에 대해 마르티네스는 “오롯이 변화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변신’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친밀함과 긍정의 에너지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기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우한나는 천을 주재료로 여성의 신체 기관을 모티프로 한 조각 작품 ‘블리딩7’, ‘젖과 꿀―3’을 선보인다. 산뜻한 색채의 거대한 조각들은 숨기거나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신체를 전면으로, 부드럽지만 강하게 내세운다.
가로로 긴 캔버스에 달리는 말과 그 위에 널브러진 사람들을 그린 박론디의 회화 ‘나는 지치지 않아. ∼생각했다’는 노동에 잠식되면서도 강박적으로 일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담았다. 이 회화 옆에는 손목시계를 올려놓은 ‘반복하는 Y2K’를 뒀다. 두 작품을 통해 때가 되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찰한다. 25일까지. 5000∼1만 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