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재단, 자서전에 밝혔던 마약사용 문제삼아 워싱턴 법원에 정부의 신속한 정보공개 청구 해리는 영국에서 ‘데일리 미러’지 고소, 재판출두
미국에서 살고 있는 영국의 서섹스공작 해리왕자가 자서전에서 밝힌 마약 사용 전력으로 인해 미국의 보수 단체들이 법원에 왕자의 입국심사와 비자 발급에 관련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헤리티지 재단은 그 동안 미국 정부가 개인 정보라며 정부에 대한 정보공개를 미뤄왔던 데 대해서 항의하며 6일(현지시간) 법정에서 신속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해리왕자는 영국에서 자신이 영국의 대중적 태블로이드 신문인 “데일리 미러”사를 고소한 재판에 출두해서 증언을 하고 있었다. 이 신문이 해킹과 도청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취재한 기사 33건을 들어 고소한 사건이다.
해리왕자는 아내 메간 마클과 함께 2020년 영국 왕실을 떠나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미국의 남부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미국에서 하려던 일 가운데에는 1월에 출간된 그의 회고록 “스페어”의 출판 등 여러 사업이 포함되어 있었다.
회고록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의 사고사 이후로 슬픔에 빠진 해리의 수많은 일화, 형 윌리엄왕자와의 불화와 과거의 마약 사용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 등 수 많은 새로운 폭로가 담겼기 때문이다.
해리는 17세때 부터 “느낌을 위해. 좀 달라지기 위해” 코카인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대마초와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류 마약도 사용했다고 회고록에 썼다.
미국은 비자 신청자에게 마약 사용 여부에 대한 질문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어서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도 이 문제로 미국 여행시 골치 아픈 일들을 겪어왔다. 거기엔 니젤라 로슨 요리사, 가수 에이비 와인하우스, 모델 케이트 모스 등도 포함되었다.
그런데도 보수적인 헤리티지재단은 해리왕자의 마약 경력을 염두에 두고 미 국토안보부에 해리왕자의 입국 심사기록에 대한 정보공개 신청에 나선 것이다.
재단측은 해리왕자가 입국 심사과정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치열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또 이 문제에 대한 질문들을 미국 이민문제 전반에 대해, 특히 남부 멕시코 국경의 입국 심사에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변호사 새뮤얼 듀이는 “이 소송사건은 사실은 국토안보부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단측의 요청은 헤리티지 재단이 해리왕자의 개인정보 취득 허가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번번히 기각되었다.
국토안보부의 존 바르도 변호사는 “어떤 개인의 입국심사나 비자 상태는 개인정보로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헤리티지재단이 요구하는 신속한 정보공개의 속도에 관해서는 정부의 잘못에 무게를 둔 문제제기가 아니라는 점도 연방정부 변호사들의 주장이다.
이 문제에 관련된 국토안보부의 3개 부서는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으며 신속한 정보공개 부문에 대해서만 논쟁을 주고 받는 상태이다.
해리왕자가 영국의 데일리 미러 신문사를 고소한 사건은 6일 런던에서 열린 재판에서 1996년에서 2011년 사이에 보도된 33건의 기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리왕자는 이 신문이 자신의 평생에 걸쳐서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증언했지만 신문사측 변호사는 해리왕자에게 그 기사들 중에 읽은 것을 기억이나 하느냐고 맞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