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갈무리)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에 대해 “검거되지 않았으면 피해자인 양 일정 부분 그 집에서 생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5일 오후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정유정이 만약 당시 잡히지 않았다면 또 살인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받고 “그 대목은 굉장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유정이 피해자의 물건인 휴대폰이나 주민등록증을 챙겼다. 피해자가 혼자 사는 여자였고, 지금은 일단 집이 빈 상태였다. 아마 검거되지 않았으면 (정유정이) 그 피해자인 양 일정 부분 그 집에서 생활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복은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유발하는 의복이다. 혈흔 같은 게 쉽게 묻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유용하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은 이 사람의 욕구와 상당히 밀접히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며 “평소 피해자와 같은 상대를 동경했기에 잡히지 않았다며 그 사람 행세를 하면서 그 집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 A 씨의 집에서 A 씨를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 포렌식 한 결과 정유정은 범행 3개월여 전부터 휴대폰으로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 수사 전문 방송 프로그램’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관련 내용을 찾아봤고,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 등을 빌려 봤다.
그는 범행 사흘 전, 과외 중개 앱에서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며 A 씨에게 과외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앱을 통해 대상을 물색하다 혼자 사는 A 씨를 범행 상대로 낙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오전 검찰 송치 전 부산 동래경찰서 앞에서 ‘피해 여성을 살해한 이유가 무엇이냐’ ‘피해 여성을 특정한 이유가 있느냐’ 등의 취재진 물음엔 “피해자와 유가족 분들에게 죄송하다”고만 했다.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고 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