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 거부를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6.7/뉴스1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검찰의 거부로 조사를 받지 못했다. 지난달 2일 검찰을 찾았다가 조사⸱면담 없이 10분 만에 발길을 돌린 지 한 달여 만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24분경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그는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가 검사실 면담을 접수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발길을 돌려 현관 앞에서 입장문을 낭독했다. 검찰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뒤에 최종 수혜자인 송 전 대표를 조사할 방침이다.
송 전 대표는 입장문에서 “김건희 여사는 소환조사도 안 하고 민주당 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한다는 말인가”라며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취록을 가지고 민주당 전체를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게 수사하고 국회의원 2명(탈당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김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다. 고양이 앞에 쥐 같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알선수재 사건 수사를 통해 얻은 녹음파일을 불법적으로 추출, 언론과 야합해 무슨 대역죄가 발생한 것처럼 언론 보도로 난리를 피워서 파리에서 강의하고 있는 저를 억지로 귀국시켰다. 그런데 자진 귀국한 저를 출국금지까지 시키면서 한 달 반이 넘도록 지금까지 검찰은 소환을 못 하고 있다”며 “주위 사람 괴롭히지 말고 송영길 구속영장을 청구하시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했다”며 “지금이라도 검찰은 비겁하게 저의 주변 사람들을 불러다가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 시키고, 국회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구속영장 청구해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