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의 집에서 여성을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을 손님으로 태운 뒤 경찰에 신고한 택시기사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이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캐리어)과 함께 탑승한 택시를 운전했던 A 씨는 현재 두려움 때문에 일을 중단하고 주변 연락을 피하는 상황이라고 6일 JTBC가 전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접근한 피해자의 부산 금정구 소재 집에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또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담은 뒤 택시에 타서 경남 양산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동료 택시기사는 “(A 씨가) 지금 일 안 하겠다고, 잠시 피신해 있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 씨 주변인도 A 씨를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혼자 일하며 어떤 사람을 태울지 모르는 택시기사 특성상 언제든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유정의 얼굴.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은 정유정이 조사 과정에서 “TV 범죄 수사프로그램을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다”고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보강 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단 검사 내용을 분석해 보면 정유정은 정상인의 범주에는 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 분석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7일 검찰에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