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1000만원 이상 웃도는 가격 E-클래스, 5시리즈 등 수입차 시장 경쟁자 건재해 렉서스 ES와 겹치는 가격대… 전기차 출시 여부는 '미정'
토요타코리아(토요타)가 대표 플래그십 모델인 ‘크라운’을 한국에서 출시하며 판매량 반등을 노린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크라운의 성능은 인정하지만 비싼 가격 책정으로 판매량 자체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크라운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 크라운은 1955년 첫 선을 보인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이후 69년간 토요타를 상징하는 세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출시한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16세대 모델로 SUV와 세단의 장점을 결합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급변하는 차 시장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차량 실루엣부터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했다는 게 토요타 측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크라운의 가격 경쟁력이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크라운 가격은 ▲2.5리터 하이브리드 5670만원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648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가격보다 한결 비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낮은 트림인 프리미엄 가격은 4233만원에서 시작한다. 그랜저 가격에 옵션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해도, 크라운 2.5리터 하이브리드(5670만원)와 가격차가 1000만원을 넘는다.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6480만원)도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차종이 만만치 않다.
특히 BMW 5시리즈는 최근 풀체인지를 단행하고, 올해 10월 국내 출시가 예정된 만큼 딜러사에서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펴고 있어 현재 5000만원 후반대 구입이 가능하다.
크라운이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ES와 가격대가 겹친다는 것도 우려스럽다는 진단이다. 렉서스 ES는 올해 5월까지 한국에서 3640대가 팔리며 일본 차의 체면을 지킨 모델이다. 렉서스 ES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6390만~7060만원이다.
전동화 시대에 ‘하이브리드’만을 고집하는 일본 차 특유의 보수적인 전략이 한국 소비자에게 통하겠느냐도 미지수다.
최근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토요타는 크라운 전기차 모델 출시 가능성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강대환 토요타코리아 상무는 “토요타는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크라운 (전기차 모델) 파워트레인 관련해선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