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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많이 넣어도 태극마크 인연은 따로…과거 득점왕들은

입력 | 2023-06-07 10:42:00

클린스만 감독, 득점 1위 주민규 발탁 안해
K리그 득점왕 상당수가 대표팀서 활약 미미




울산 현대 골잡이 주민규(33)가 국가대표팀에 또다시 승선하지 못했다. 2021년 프로축구 K리그1 득점왕이자 올 시즌 득점 순위 1위인 주민규이지만 아직 태극마크를 한 번도 달아보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5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 2연전(페루·엘살바도르)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 23명을 발표한 가운데 주민규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주민규와 같은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에는 황의조와 조규성, 오현규가 선발됐다.

득점왕 출신으로 올시즌에도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골(9골)을 넣은 주민규가 빠지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명단 발표 당일 기자회견장에서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K리그에 더 많은 골을 넣는 공격수가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이 생각하는 최전방 공격수의 모습에 주민규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리그 득점왕을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은 것은 클린스만 감독만은 아니다. 그간 많은 대표팀 감독들이 K리그 득점왕을 대표팀에서 중용하지 않았다.

프로축구 원년 1983년 득점왕 박윤기(유공)는 국가대표로 선발된 적이 없다.

1984년 득점왕 백종철(현대)은 A매치 8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을 뿐 월드컵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1988년과 1991년에 득점왕에 오른 이기근(포철)은 A매치 2경기 0골, 1989년 득점왕 조긍연(포철)은 5경기 0골, 1990년과 1994년 득점왕인 윤상철(럭키금성)은 1경기 0골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대표팀을 떠났다.

1992년 득점왕 임근재(LG)는 23세 이하 대표팀 경기에 3경기 출전해 3골을 넣었을 뿐 성인 대표팀에는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93년 득점왕 차상해(포철)는 A매치 2경기에서 0골을 기록했다.

K리그 전설로 평가 받은 골잡이들 역시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K리그 통산 401경기 99골 68도움을 기록한 1996년 득점왕 신태용(천안)은 A매치 23경기에서 3골만 넣었을 뿐 월드컵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통산 371경기 110골 54도움을 기록한 1997년 득점왕 김현석(울산)도 A매치 23경기에서 5골을 넣은 가운데 월드컵 본선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10년 득점왕 유병수(인천)는 A매치 3경기 0골을 기록했다.

반면 K리그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월드컵 무대에 오르며 활약을 펼친 득점왕들도 있다.

1985년 피아퐁(럭키금성)과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른 김용세(유공)는 A매치 18경기 4골을 넣었고 1986 멕시코 월드컵과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 모두 출전했다.

1986년 득점왕 정해원(대우)은 A매치 65경기 22골, 1987년 득점왕 최상국(포철)은 18경기 8골, 1995년 득점왕 노상래(전남)는 25경기 6골을 기록했다.

1998년 득점왕 유상철(울산)은 124경기 18골, 2000년과 2003년 득점왕 김도훈(전북)은 72경기 30골, 2009년 득점왕 이동국(전북)은 105경기 33골, 2015년 득점왕 김신욱(울산)은 56경기 16골 등으로 대표팀에서 이름을 각인시킨 선수들이다. 지난해 득점왕 조규성(전북)은 A매치에서 22경기 6골을 기록한 가운데 대표팀에서 중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