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인 6일 오전 8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관 앞. 순국선열 유족 등 참배객들이 임시로 설치된 텐트 앞에서 길게 줄을 이어가고 있었다. 참배객들은 분홍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국수와 주먹밥 등을 받아 다른 텐트 쪽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넓은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진 국수, 그리고 김치와 다시마로 꾸며진 지단과 따스한 국물은 얼핏 봐도 웬만한 분식집 잔치국수에 버금간다.
이곳과 근처 경찰묘역에서 이날 무료 국수 등을 제공한 곳은 현충원에서만 15년째, 지역사회에서 30년 째 ‘국수공양’을 해온 대전 유성구 구암사(주지 북천스님) 신도들로 구성된 나눔봉사단.
북천스님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300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이날 현충원을 찾은 유족 등 1만여 명에게 국수와 주먹밥 5000명 분, 아이스크림 1만 명 분, 솜사탕과 부침개 3000명 분을 제공했다.
6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순국선열 유족 및 참배객들이 구암사 측에서 마련한 국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북천 스님은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해제된 상황에서 현충일을 맞게 돼 마음이 한결 가볍다”라며 “보훈의 의미를 담아 유족이나 참배객들을 위해 작은 정성이나마 위로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 구암사 주지 북천스님.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